결혼식 앞두고, 첫 웨딩박람회 가기 전… 내 공책에 끄적인 현실 체크포인트

웨딩박람회 방문 전 체크포인트

솔직히 말하면, 나는 결혼 준비라는 걸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웨딩사진 속 반짝이는 미소보다도, 청첩장 글자 하나 틀릴까 봐 식은땀이 먼저 나는 타입이니까. 그러다 지난달, 친구의 성화에 못 이겨 웨딩박람회에 다녀왔다. ‘그래, 한 번 봐 두면 좋겠지’라는 심플한 마음으로 갔다가, 머릿속에 메모장을 펼쳐 놓은 듯 미친 듯이 적어 내려왔다. 오늘은 그때의 동공지진, 작은 실수, 뜻밖의 수확까지 싹 정리해 두려고 한다. 혹시 나 같은 새내기 예비부부라면, 이 글이 미리 보는 비틀거림 지도쯤 되지 않을까 싶다.

아, 그리고 혹시나 똑같은 실수를 할까 봐 살짝 TMI도 끼워 넣었다. 이해해 줘요, 나 아직 결혼 초짜니까. (😅 ← 마음이 들켰다, 이모지 딱 한 번만!)

내가 발로 느낀 장점·활용법·꿀팁

1. 발품 대신 ‘한자리 쇼핑’의 마력

처음 입장했을 때, 왼쪽엔 드레스 업체, 오른쪽엔 예물, 맞은편엔 한복… 눈이 핑 돌았다. 그런데 그게 오히려 좋았다. 평소였다면 강남, 청담, 종로를 따로 돌며 ‘죄송한데 견적만…’을 연발했을 걸, 이날은 “여기서요? 바로요?”라며 스무 걸음 안에서 비교 끝. 발이 편하니 마음에도 여유가 생겼다. 덕분에 옆 부스에서 샴페인을 한 모금, 또 한 모금… 아, 이건 비밀.

2. 현장 한정 할인, 진짜 있더라

‘현장 특가’라는 말,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근데 드레스 패키지 15% 할인은 실제였다. 뭐, 다 그런 건 아니고… 조건이 붙긴 한다. 계약금 현장 결제, 날짜 지정 등등. 네, 나도 순간 혹해서 카드 꺼냈다가, 예식장 예약 안 된 걸 깨닫고 식은땀. 그래도 미리 예산 잡아 간 덕에 정신줄 붙잡았다. 포인트는 선결제 전, 계약서 조항을 사진으로라도 저장하기!

3. 꿀조합 발견: 스냅·본식·2차 행사 사진 패키지

사진 업체가 모여 있으니, ‘스냅 따로, 본식 따로’ 하던 내 고정관념이 깨졌다. 부스 직원이 “세트로 묶으면 시간 배정도 매끄럽고 가격도 -20%”라고 귀띔. 집에 와서 계산기 두드려보니 실제로 35만 원 정도 절약됐다. 이 정도면, 하객 식사 두 세트 공짜로 나오는 셈 아닌가?

4. 무료 체험, 그냥 공짜가 아니었네

메이크업 테스트 옆을 지나는데, ‘우리도 해볼까?’하며 덜컥 신청. 나야 좋아했지만, 예비 신랑 얼굴에 분칠은 처음이라 우당탕. 브러시가 눈썹을 스칠 때마다 “어, 간지럽다”라며 움찔… 덕분에 실장님 웃음 폭발. 대신 그 자리에서 피부 톤, 커버력, 헤어스타일 어울림까지 체크 완료. 현장 체험으로 내 얼굴형 데이터까지 확보했다니, 이득이면 이득이다.

단점, 솔직히 말할게요

1. 정보 과부하, 귀가 울렸다

좋은 건 많은데, 한꺼번에 들이붓는 설명이 폭포수. 메모하느라 고개는 아래, 부스 직원 목소리는 위. 결국 놓친 정보가 생길 수밖에 없다. 나중에 사진 폴더를 열어보니, 중요 견적표가 초점 나간 사진으로 남아 있더라…? 슬쩍 허무했음.

2. 계약 압박, 미묘하게 조이더라

친절한 미소 뒤에 숨어 있는 “오늘 결정하셔야 할인 적용돼요” 멘트. 나는 ‘집에 가서 부모님이랑 상의…’라며 버텼지만, 다른 커플은 싸인 후 퇴장하며 씁쓸한 표정. 현장 혜택이 달콤하긴 해도, 돌아가는 길 버스 안에서 후회할 수도 있다. 무조건 당일계약 금지 룰, 머릿속에 새겨두길.

3. 동선 문제: 인기 부스 대기 지옥

특히 드레스·사진 유명 업체 앞은 대기번호 40번도 순식간. 기다리다 지치면 판단력 낮아진다. 나는 중간에 배고파서 편의점 삼각김밥 먹었는데, 흰 드레스 구경하다가 김밥 흘릴 뻔… 상상만으로도 아찔. 그러니 간단한 에너지바와 물은 필수.

FAQ: 웨딩박람회 가기 전, 내가 진짜 궁금했던 것들

Q. 초보도 사전 예약해야 하나요?

A. 나는 예약 없이 갔다가 입장 대기 20분. 사전 등록자 전용 라인이 따로 있어서 후다닥 들어가는 커플을 보고 살짝 부러웠다. 미리 신청하면 소정의 기념품도 준다니, 이유 없다—그냥 해두자.

Q. 예식장 안 잡아도 견적 받을 수 있을까?

A. 할 수 있다. 다만 날짜가 없으면 정확 견적이 아닌 ‘예상 금액’만 받아야 한다. 나처럼 엑셀에 ‘최대·최소’ 범위 입력해 두면 나중에 진짜 계약할 때 비교가 쉽다. 물론 업체마다 날짜 따라 패키지 구성이 달라지니, 대략적인 희망 월 정도는 준비하고 가면 좋다.

Q. 진짜로 싸게 계약하려면?

A. 내 경험상, 첫날 오전보다 이틀 차 오후가 흥정이 잘 먹힌다. 직원들도 목표치가 있을 테니, 막판에는 옵션 하나라도 더 얹어주더라. 단, 인기 아이템이 먼저 빠질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

Q. 부모님 없이 둘이 가도 되나요?

A. 가능은 한데, 큰 금액 계약 땐 어른 의견이 결국 필요하다. 나는 부모님 의견 듣느라 계약을 미뤘고, 덕분에 충동결제도 피했다. 둘이 가더라도 ‘당일계약은 없다’ 약속부터 확실히! 그래야 손 잡고 돌아가는 길이 가벼워진다.

Q. 뭐 챙겨 가면 좋을까?

A. 내 가방 속 리스트, 그대로 공개!
– 휴대폰 보조배터리: 사진·메모·전화까지 풀가동
– 에코백: 브로슈어, 샘플 폭탄 대비
– 에너지바 & 물: 동선이 길어 점심 놓치기 쉽다
– 볼펜 2자루: 한 자루는 꼭 잃어버림… 왜지?
– 작은 파일: 계약서, 쿠폰 종이 쏟아짐 방지

…이 정도면, 초짜인 나도 두 번째 방문 땐 덜 헤매지 않을까 싶다. 준비물 챙기고, ‘달콤한 할인’의 유혹은 한템포 두고 생각하기. 결국 내 결혼식은 내가 주인공이니까, 박람회도 내 속도로 즐기면 된다.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도, 혹시 나처럼 가슴이 두근거리나? 그렇다면 메모 앱 켜 두고, 느긋하게, 그러나 꼼꼼하게—우리, 실수는 줄여 보자고요.

결혼 준비, 생각보다 지저분하고 정신없지만
그래도 둘이 손잡고 웃는 그 길 끝엔
분명 반짝거리는 순간이 기다릴 거라고—
나는, 또 믿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