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오고야 말았다, 봄빛에 취한 나의 수원웨딩박람회 준비기

수원웨딩박람회 실전 준비 가이드

일요일 아침, 부스스한 머리 그대로 커피부터 내렸다. 맛은 뭐, 물 탄 게 아니었나 싶은데도 갑자기 심장이 뛰더라. 이유는 하나. 몇 주 전부터 메모장에만 쌓여가던 결혼 준비 버킷리스트 속 첫 체크포인트, 바로 수원웨딩박람회에 가는 날이었으니까. 사실, 박람회란 단어만 들어도 왠지 전문 용어가 난무할 것 같아 겁부터 났다. 그래서 더 철저히, 아니 솔직히 말하면 오히려 더 허둥대며 준비했다. 새하얀 운동화에 묻은 흙까지 닦아내다 늦을 뻔했고, 셔츠 단추도 하나씩 엇갈렸지만, 그러니까, 그런 작은 실수까지 묘하게 설레는 이유. 결혼. 그 낯설고도 알싸한 단어 때문이겠다.

장점·활용법·꿀팁, 그리고 내가 흘린 땀방울

1. 발품 대신 한 공간에서, 시간 절약 그 이상의 만족

예물·예복·스냅·하객숙소까지! 평소 같으면 지도를 열 번 넘게 확대해가며 동네 카페를 전전했을 텐데, 그날만큼은 한 자리에서 모든 담당자와 마주 앉았다. 덕분에 발이 편했냐고? 글쎄, 신나서 여기저기 뛰어다니느라 결국 1만 보는 찍었지만… 그래도 분명 시간은 절약됐다. 무엇보다 각 부스마다 미소 가득한 플래너들이 ‘예신’의 동공 지진을 읽고, 적절히 멈춰주거나 끄덕여주더라. 아, 인간미란 이런 걸까.

2. 실물 견본은 사진 100장보다 친절하다

모니터 속 웨딩드레스 사진을 확대·축소하던 내 눈이 실제 레이스를 만나는 순간, 오만 분별력을 잃었다. 빛에 따라 오묘하게 달라지는 진주 장식, 손끝에 닿는 원단의 결. 이래서 다들 박람회를 외치는구나. 덤으로, 업체별로 제공하는 소소한 사은품도 꽤 쏠쏠했다. 립밤, 머그컵, 그리고 아직도 쓰고 있는 캔들도.

3. 이벤트와 할인, 그러나 숫자에 취하지 않기

“오늘 계약하면 추가 10%!”라는 멘트를 듣고 토끼 눈이 됐지만, 잠깐 숨 고르기를 했다. 나중에 보니 같은 혜택이 온라인 사전예약 고객에게도 있었다. 그러니까 꿀팁? 현장 할인에 혹하되, 최소 하루는 집에 돌아와 다시 계산해볼 것. 계약서를 서랍에 고이 넣어두기 전까지 말이다.

4. 내비게이션보다 중요한, 발 편한 신발

내가 그날 가장 크게 중얼거린 건 이것. “굽 높은 부츠를 왜 신었니, 왜!” 예쁜 사진 욕심에 굽을 고집했는데, 오후 세 시쯤 종아리가 외쳤다. 결국 부스 소파에 주저앉아 아이스라떼를 벌컥. 😊 그러니 당신에게 묻는다. 아직도 힐을 꺼낼 생각인가?

단점, 혹은 내 속마음의 파동

1. 정보 과부하, 마음도 과부하

두 시간쯤 지나자 머릿속이 마치 다섯 개의 쇼핑몰을 동시에 스크롤하는 느낌이었다. 꽃장식 시안은 분홍·라벤더·말린 잎, 식사는 한식·퓨전·뷔페… 선택지가 많다는 사실이 때로는 족쇄가 된다는 걸 실감. 결과적으로 마음속 1순위를 고르는 데만 이틀이 걸렸다.

2. 예약 경쟁, 긴장감 폭발

인기 웨딩홀 상담 표는 한정이라는데, 접수대에서 대기표 번호를 받는 순간 손이 바들. ‘5분 뒤 호명됩니다’라는 문구가 목덜미를 간질였고, 그 짧은 틈에 화장실이라도 다녀오려다 번호를 놓칠 뻔했다. 긴장 탓에 물 한 모금 못 마신 내 위장이 여기저기 꾸룩꾸룩.

3. 계획 없는 즉흥 계약의 유혹

구석 부스에서 따끈한 호빵을 건네주며 “이건 정말 레어 상품”이라고 속삭이는데, 진짜 몰입하면 무조건 결제 버튼을 누를 기세였다. 결국 ‘당일 계약 시청률’이라는 통계에 한 표 보탤 뻔. 이건 내 발등을 내 스스로 찍는 격이니 조심 또 조심.

FAQ, 혹은 내 방 바닥에 흩어진 포스트잇 Q&A

Q. 사전예약은 꼭 해야 하나요?

A. 나는 귀찮다며 당일 등록을 시도했다가, 사전예약자 전용 사은품을 보고 살짝 눈물이 고였다. 플래너 배정도 더 빨랐다지. 한마디로, 미리미리가 답.

Q. 결혼식 일정이 1년 이상 남았는데도 방문 가치가 있을까요?

A. 나도 정확히 14개월 앞두고 출동했다. 덕분에 인기 날짜, 인기 홀 정보를 조기 확보! 물론 금세 변하는 트렌드가 걱정되겠지만, ‘오래전부터 준비한 예신’이라며 대우(?)도 남다르다.

Q. 동행 인원은 몇 명이 적당할까요?

A. 처음엔 친구 둘, 예비신랑까지 셋이 가려다 결국 둘이서만 갔는데, 체감상 두 명이 딱. 넷 이상이면 의견 통제가 어려워졌다. 다수결보다 내 마음이 먼저니까.

Q. 상담 시간은 평균 얼마나 걸리나요?

A. 부스마다 편차가 크다. 나는 웨딩홀 20분, 드레스 15분, 스냅 10분. 하지만 예물에선 40분을 썼다. 이유? 반짝이는 게 너무 많아서. 시간표를 미리 짜되, 30%는 돌발 상황 몫으로 비워두자.

Q. 현장 결제, 정말 해야 하나요?

A. 솔직히 현장 결제의 이득은 생각보다 달콤하다. 대신 집에 돌아와 ‘충동’이었음을 깨닫고 후회할 확률도 상당. 나는 계약서에 사인 직전, 휴대폰 메모장에 ‘내 통장 잔액’ 네 글자를 써놓고 다시 봤다. 정신이 번쩍!

마지막으로, 아직도 망설이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봄 햇살에 어깨가 간질거리는 날, 낯선 전시장을 거닐며 미래의 하루를 설계해보는 경험. 설렘과 두려움이 뒤섞여 아찔하지만, 결국 ‘결혼’이라는 두 글자를 더 또렷이 사랑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조심스럽게라도 한 발 내딛어보면 어떨까? 다음 주말, 우연히 내 옆에서 박람회 팸플릿을 넘기는 사람, 그 사람이 당신이길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