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메모장 속, 나의 서울웨딩박람회 알뜰 준비 가이드

서울웨딩박람회 알뜰 준비 가이드

아침 햇살보다 먼저 눈을 떴다. 결혼을 결심한 건 꽃 피던 봄이었는데, 신기하게도 가을 문턱에서야 본격적으로 예식 준비에 불이 붙었다. 어제는 괜히 긴장한 나머지 현관 앞 신발까지 하얗게 뒤집어놓고 나섰다. 무슨 부적도 아니고, 하하. 이런 게 예비신부 TMI 아니면 뭐겠냐고 혼잣말을 흘리며, 나는 드디어 웨딩박람회 일정을 캘린더에 적었다. 얼른 가서 혜택도 챙기고, 비용도 줄이고, 무엇보다 내 마음을 다독이고 싶었다.

사실 나는 숫자에도, 흥정에도 약해서 늘 친구들 도움을 받았는데… 웨딩 준비는 스스로 해보고 싶었다. 그래야 내 웨딩드레스 자락에 묻어날 진짜 내 취향이 살아날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막상 박람회장 앞에 서니 숨이 턱 막히더라. ‘사람 많으면 어쩌지? 진상 계약서라도 내밀면?’ 이런 걱정을 안 해본 예신(예비신부)이 있을까? 아, 없다고 장담한다.

장점·활용법·꿀팁

1. 한눈에 보는 예산 시뮬레이션, 그리고 내 동공 지진

박람회장에 들어서자마자 스텝이 건네준 태블릿. 터치 몇 번이면 예식장 렌탈비, 드레스, 스냅, 식대까지 순식간에 리스트업. 눈앞에 펼쳐진 숫자 행렬에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이거… 비싼데? 그런데 재밌는 건 ‘현장 할인’ 버튼 하나로 300만 원이 증발(!)하는 장면을 겪었다는 거. 나도 모르게 “우와—” 하고 감탄을 뱉고 말았다.

2. 즉석 비교 견적의 마법, 그리고 나의 소소한 실수

나는 평소 메모광이라 업체별 견적을 손으로 빼곡히 적었는데, 급히 펜을 꺼내다 뚜껑을 바닥에 떨궜다. 쿵, 그리고 웨딩드레스 옷자락 밑으로 쏙.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다행히 옆 부스 직원이 재빨리 주워줬다. 부끄러움에 얼굴이 달아올랐지만, 그 직원이 알려준 ‘한 번에 세 업체 견적 비교 팁’ 덕분에 추가 할인까지 받았다. 세상 일, 창피함도 가끔은 이득을 주네?

3. 꿀잼 이벤트와 사은품, 생각보다 짭짤

경품 뽑기 룰렛 앞에서는 나보다 예비신랑이 훨씬 신나 보였다. 그는 돌려서 에어프라이어를 건졌고, 나는 커피 쿠폰만 얻었지만… “나중에 야밤에 군밤 구워먹자!”며 낄낄대는 그를 보니, 괜히 마음이 울컥했다. 아, 그래. 웨딩 준비는 둘이 함께하는 팀플이구나. 이벤트 참여만으로도 ‘우리 둘’이란 메시지가 선명해졌다 😊

단점

1. 지나치게 화려한 부스, 혼란의 도가니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반짝이는 조명, 드레스를 입고 돌아다니는 모델들, 흘러나오는 팝송. 순간적으로 ‘내 예식이 이 정도 스케일이어야 하나?’라는 압박이 내 어깨를 눌렀다. 정보 과잉이 주는 피로, 이건 예상보다 컸다. 어느새 나는 메모장에 물음표만 잔뜩 찍고 있었다.

2. 말을 걸어오는 세일즈, 그리고 회피 스킬 부족

“고객님, 혹시 스몰 웨딩에도 관심 있으세요?”라는 친절한 물음에도 나는 허둥지둥. 거절을 못 해 열 장 넘는 브로슈어를 다 받아버렸다. 가방이 무거워질수록 허리가 휘청. 결국 화장실에서 브로슈어 반을 정리했다. 이런 소극적인 나, 역시 준비가 필요했다.

3. 예약 시간 놓치면 대기 지옥

나는 입장 시간만 캘린더에 써두고, 상담 예약 시간은 빼먹었다. 덕분에 인기 드레스샵 상담은 두 시간을 기다려야 했고, 급한 김에 옆 푸드코트에서 떡볶이를 흡입. 그런데 매운맛 레벨을 잘못 골라 입천장을 홀랑 데어버렸다. 음… 결혼 준비는 식습관까지 바꿔야 하나?

FAQ: 준비하면서 자주 받은 질문

Q. 웨딩박람회 꼭 가야 할까요?
A.

나는 ‘정보는 많을수록 좋다’ 주의지만, 트렌드에 흔들리는 편이라 망설였다. 결론은 ‘한 번쯤은 꼭!’ 현장 할인과 실물 비교 덕분에 최종 계약금을 15% 이상 줄였으니까.

Q. 준비물은 뭐가 필요해요?
A.

1) 빈손? No! A4 파일, 펜, 파우치 필수. 2) 편한 신발. 하루 종일 걸어야 한다. 3) 가벼운 간식. 입이 짧아도 허기를 달래야 상담에 집중한다.

Q. 비용 함정은 없나요?
A.

패키지 속 ‘옵션’이 변수다. 나는 본식 DVD 촬영이 빠져 있다는 걸 늦게 발견했다. 현장에서 바로 추가하면 할인률이 뚝 떨어지므로, 미리 체크!

Q. 상담 시간은 얼마나 걸려요?
A.

보통 20~30분이라지만, 질문이 많으면 45분도 순식간. 나는 첫 상담에서만 1시간 넘겼다. 뒤에 스케줄 있다면 반드시 타이머 맞추길.

Q. 동행 인원, 몇 명이 적당할까요?
A.

나는 예비신랑+친언니와 갔다. 삼인 체제면 의견이 균형을 잡는다. 다만, 셋 이상이면 부스마다 자리 찾기가 어려워진다.

마지막으로, 작은 속삭임. 웨딩 준비는 ‘가성비’보다 ‘가심비’라는 말, 처음엔 허세 같았다. 하지만 사람 붐비는 박람회장 한가운데서 우리는 서로의 손을 꽉 잡고 있었고, 그 순간만큼은 어떤 할인보다 값졌다는 걸 깨달았다. 당신도 곧 느끼게 될까? 두근두근. 오늘 일기 끝!